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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인터넷 빅뱅 시나리오 5

제 2 인터넷 빅뱅 시나리오 5

정성천 | 2006.03.01 | 주간경제 873호

인터넷 사용이 TV와 PC 및 전화에서 손안의 휴대 단말기로 확대되면서 ‘제 2 인터넷 혁명’이 곧 가시화될 예정이다. 향후 통신 사업자와 컨텐츠 포털 업체 그리고 기기 제조 업체간의 시장 구조가 현재와는 매우 다르게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11월 부산에서 열린 아·태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각국 수뇌는 이동중에도 영상통화를 할 수 있는 휴대인터넷이 실현되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지금까지 TV와 PC 및 전화로 즐기던 것을 손 안의 휴대 단말기로 대체할 수 있게 되는 제 2 인터넷 혁명이 가시화된 것이다. 고속철에서, 자동차에서, 지하철에서 동영상 정보를 보고, 물건을 사고 팔고, 게임을 실시간으로 내려 받아 즐기고 자기 앞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바로 발신할 수 있는 ‘유비퀴터스 인터넷 혁명’이 말만이 아니라 다음달 2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신 인터넷 혁명의 특징은 믹스(MICS)로 요약할 수 있다. 고정된 PC기반의 1차 인터넷 혁명 때와 차원이 다른 모습인데,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이동성이 있고(Mobility) 혼자가 아닌 여러 명이 상호간에(Interactive) 고객이 원하는 형태의 서비스(Customize)를 보다 빠른 속도(Speed)로 다양한 디지털 매체를 통해 삶의 영위가 가능해짐을 의미한다. 특히, 시간 단위, 좀더 짧게는 분 단위로 이뤄지던 정보교환이 초 단위 이하의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단순한 디지털 IT 산업의 특성 변화가 아니라 생활 속에서 혁명의 물결을 느낄 수 있는 변화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신 인터넷의 변화에 준비하는 업체의 움직임이 이전과 달라지고 있다. 통신 사업자는 TPS와 QPS로 유무선 통합과 방송 및 통신의 융합에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포털 업체도 기존 사업의 연장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 사슬(Value Chain)의 변화를 주도하며 신 인터넷 혁명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하려 하고 있고, 기기 제조업체도 서비스와 융합을 준비하며 미래에 대비하고 있어서 향후 3~5 년 후 시장의 판도가 어떻게 변할 지 예측하기 어렵다. 더욱이, 차세대 지능형 웹인 시멘틱 웹(Semantic Web)이 생각보다 빨리 실현된다면 시장의 변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우리 기업은 그 변화를 즐길 준비가 되어 있을까? 시장 변화에 대한 5가지의 가설적 시나리오를 예측하면서 우리 기업의 현주소를 파악해 보았다((그림1) 참조).



● 시나리오 1 : 통신 사업자 지배형


첫 번째 시나리오는 통신 서비스 업체 중심으로의 시장 재편이다. 유무선 통신 서비스가 통합되고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면서 통신 사업자들이 주력으로 생각하는 사업 모델이 음성 중심에서 데이터 및 컨텐츠 중심으로 변화될 것이다. 현재의 단순 가입자 당 통화 시간(ARPU) 증가로는 성장 한계에 부딪혀 컨텐츠를 중심으로 사업모델의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가입자 기반으로 컨텐츠 사업 전략의 가속화는 통신 사업자가 통신 서비스의 통합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로 올라서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러한 활동의 대표적인 모습은 정보 통신의 강국이자 최첨단국인 한국의 LGT, KT/KTF와 SKT 업체들에서 엿볼 수 있다. KT는 미래 5대 성장 동력의 하나로 컨텐츠를 전략적 사업으로 정하고 와이브로 서비스 시작과 더불어 가속화 시키려고 하고 있다. 네이버, 야후 코리아, 구글 코리아 등 국내의 포털 업체들을 KT의 컨텐츠 제공자(CP : Contents Provider)로 만들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 KTF와 SKT는 각각 mHouse와 Aircross로 구글과 야후 등의 핵심 사업인 광고 서비스의 모바일화를 진행 중이다. 특히 KTF는 Opera라는 인터넷 익스프롤러 같은 모바일 브라우저(Full Browser)도 검토하고 있다. 아직 성공하지 못하였지만 SKT의 1mm나 KTF의 Pop-up 등은 대기화면(Idle Screen)이라는 모바일 데이터 서비스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최근 SKT는 검색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자사의 Nate 사이트뿐만 아니라 구글과 야후 및 네이버의 초기 화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시작하였다. LGT도 EVDO(rev. A) 조기 도입으로 데이터 중심의 컨텐츠 시장을 준비하고 있다.


북미의 Verizon도 Vcast 등을 중심으로 동영상 뿐만 아니라 MMS, LBS, 3D 모바일 게임 등의 다가오는 제 2 인터넷 시대를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특히 유무선 통합과 방송 통신의 융합과 관련된 TPS와 QPS 서비스를 보다 빨리 사업화하려는 노력도 신 인터넷 시대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주요 동인이 될 것이다. 이러한 통신 사업자들의 컨텐츠 사업으로의 사업 모델 확장은 단순한 사업 다각화가 아니라 신 인터넷의 가시화로 불투명해지는 사업 환경에서 수익성 기반을 보다 견고히 하여 생존하려는 몸부림으로 분석된다.


또한, 컨텐츠 포털과 기기 업체와의 주도권 싸움에서 보다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캐리어 블록(Carrier Block)이라는 사업자 협력체를 강화하고 있다. Vodafone, Telemex, Telefonica 등이 유럽과 아시아 시장에서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려는 모습이나, 2004년부터 본격화된 북미 통신 사업자간의 M&A 등이 바로 대표적인 모습이다. 최근 NTT 도코모의 KTF와 필리핀 PLDT의 지분 인수도 미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분석된다.



● 시나리오 2 : 포털 지배형


두 번째는 포털 중심의 시장 재편이다. 구글, 야후, MS의 컨텐츠에 대한 지배력과 시장에서의 잠재가치로 판단한다면 매우 설득력이 있는 시나리오인데, 핵심적인 동인은 다음과 같이 설명될 수 있다.


첫째는 컨텐츠 접근에 대한 친근성이다. 대부분의 정보는 포털 사이트에 접속하여 손쉽게 접근하고 있으며 요즈음은 음악, 영화, 게임 등의 엔터테인먼트도 포털 사이트에서 즐기고 있는 추세이다. <그림 2>를 보면 수 천만명 이하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통신 사업자에 비해 전통적인 컨텐츠 서비스부터 최근의 메신저 서비스까지 포털 가입자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포털 업체는 이를 기반으로 다가오는 신 인터넷 시장에서 패권을 잡으려는 것이다.


통신 사업자는 아무리 포털 사업을 강화한다고 하여도 컨텐츠 포털 사이트에 대한 대중의 충성도를 변화시키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야후는 이러한 점을 활용하여 PC에 있는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와 엔터테인먼트 컨텐츠를 디지털 TV 및 휴대폰과 공유하여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으며 친구들과도 기기에 상관없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Yahoo! Go’ 서비스를 지난 2006 CES에서 발표하였다. 향후, 이러한 디지털 커뮤니티 세상 서비스는 구글과 MSN에서도 비슷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모바일 음성 서비스 형태의 변화다. 하나는 음성 대신 인스턴트 메신저(IM) 서비스가 PC뿐만 아니라 휴대폰으로 더욱 확대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모바일 VoIP 서비스의 본격적인 확대이다. 요즈음 젊은 계층에서는 음성 통화보다 메신저에 의한 데이터 통신을 더 많이 한다는 것은 통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또한, 2006 CES에서 MS는 메신저 라이브 (Messenger Live)에서 무료로 PC VoIP 서비스를 MCI와 공동으로 시작한다고 발표하였으며 향후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모바일 VoIP도 준비 중이라고 하였다. 물론, 이동 통신 사업자가 손 놓고 가만히 보고 있지는 않겠지만 모바일 통신 시장에 진출하려는 유선 통신 사업자와 포털 업체간의 이해 타산 일치, 일반 소비자 요구의 증가 그리고 정부의 MVNO의 개방 확대가 가시화된다면 포털 업체 중심으로의 시장 재편을 가속화시킬 것이다.


다음은 새로운 웹의 형태인 시멘틱 웹(Semantic Web)이 보다 구체적인 모습을 보이며 가시화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한 기술 저변 확대가 더욱 현실화된다면 기술을 주도하고 있는 포털 업체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시멘틱 웹은 기존의 양 중심의 정보를 질 중심의 정보 검색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질 중심의 검색 정보는 보다 개인화되고 검증된 지능형 서비스로의 진화를 말한다.


또한, 검색 서비스의 범위가 PC나 서버에서 벗어나 휴대 단말기로까지 확장되면서 한 개인을 둘러싼 여러 단말기가 하나의 작은 네트워크를 형성해 기기와 장소에 국한 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사용이 가능한 유비쿼터스 서비스가 가능해 질 것이다. 최근 소문이 퍼지고 있는 구글의 ‘인터넷 기반 OS’는 기기 별로 다른 OS의 통일과 정보 공유의 한계 극복을 가속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구글의 전략으로 인터넷 소문상의 구글존(Googlezon : Google과 Amazon이 하나의 기업으로 합병하여 산업 컨버전스를 주도한다는 형태)이 현실화될 수 있을 것이다.



● 시나리오 3 : 통신사업자/ 포털 지배형  


세 번째는 통신 사업자와 컨텐츠 포털 업체의 시장 양분이다. 미래 시장에 대한 불투명성 때문에 통신 사업자나 컨텐츠 포털 업체나 투자에 대한 헤징이 필요하다. 시장 크기도 혼자 독식하기에는 너무나 크며 지역 또한 전세계적으로 넓어서 사업 파트너가 필요하기 때문에 상호간 협업이 절실하다.


이러한 모습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잘 나타나고 있다. T-Mobile, Cingular와 Sprint는 모바일 검색 서비스 영역에서 AskMeNow의 컨텐츠 업체와 협업하고 있으며, Vodafone은 Fast Search사와 협업하고 있다. Cingular는 모바일 포털에 대한 솔루션을 MS와 협업하며 준비하고 있다. 구글과 야후는 북미 이동 통신사뿐만 아니라 국내 이동 통신사와 검색 서비스의 사업 공유까지 준비하고 있다.


이상의 세 가지 시나리오에서는 하드웨어 중심의 기기 차별화가 점차 어려워지고 휴대폰 등 대부분 기기가 PC사업처럼 공용화(Commodity)되어 깡통 단말기로 전락될 가능성이 크다. 단말 제조 업체로서는 매우 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

  
● 시나리오 4 : 3자 균형형


네 번째는 통신 사업자, 컨텐츠 포털과 기기 사업자 간의 적절한 힘의 균형이다. 통신 사업자에 비하여 보다 큰 글로벌 시장을 가지고 있는 기기 제조 업체는 그들의 장점인 글로벌 시장 커버리지를 최대한 확대하여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리고, 노키아는 ‘Club Nokia’나 ‘Nokia Sport’ 등의 컨텐츠 비즈니스를 포함한 부가가치 서비스를 통신 사업자 영역으로 확장하기 시작하였으며 이로부터 지역별 특화 컨텐츠 서비스 강화로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의 애니콜랜드를 통한 콘텐츠 판매와 모토롤라의 애플과의 제휴에 의한 MP3 음악 화일 100곡 전송 서비스인 ‘로커’는 기기 제조사가 단순한 하드웨어 경쟁력을 뛰어 넘으려는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최근 Nokia와 Motorola의 구글폰과 야후폰은 포털 업체와의 협력으로 서비스의 차별화를 이루려는 기기 제조 업체의 몸부림으로 해석된다.


제조 업체가 통신 및 방송 서비스 표준과 휴대폰 표준 OS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 전자와 LG 전자를 중심으로 한 DMB와 와이브로나 노키아의 DVB-H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제조 업체의 신기술에 대한 선도는 단말기와 장비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중심으로 이루어 지고 있다. ‘혁신적인 기술은 새로운 소비 문화를 낳는다.’ 새로운 소비 문화의 주도는 떠오르는 신서비스 사업을 주도할 수 있는 것이다. 노키아의 심비안도 MS에 맞서 미래 휴대 단말의 OS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비해 제3업체(3rd Party)를 활용하여 미래 OS를 준비하고 있는 통신 사업자와 휴대 단말 OS까지 평정하려는 MS 그리고 구글의 인터넷 기반 개방 OS 등은 미래 시장의 3자간의 팽팽한 긴장감을 설명해주고 있다. 어찌 보면 가장 안정된 시장의 모습일 수 있을 것이다.

  
● 시나리오 5 : MVNO 완전 경쟁형


마지막으로 MVNO(가상 이통망 사업자) 활성 등에 의한 서비스의 완전 경쟁형이다. 이는 통신 사업자에게 가장 위협적이며 기기 제조 업체에게는 기회인데 실제로 발생할 확률은 상대적으로 적다. 정부가 MVNO를 활성화한다고 하더라도 그 비율은 통신 사업자 주도로 조절되어야 하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 안에 가시화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정보 통신 형태가 어떤 시나리오로 진화하던지 관련된 우리 나라 기업에게는 위협적인 요소가 많다. 따라서 보다 선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예를 들어, 컨텐츠를 미래 사업으로 육성하려는 국내 통신 사업자와 국내 포털 업체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신기술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지난 해 국내 통신 사업자의 마케팅 지출은 약 3조원에 달한데 비해기술 투자는 수 천억원에 불과해 마케팅에 지나치게 편향되었음을 반증한다. 이는 단기 위주의 매우 위험스러운 전략으로 평가된다.


신기술 및 표준화 전략 자체도 수정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는 DMB, 와이브로 등의 기술 표준 개발에만 주력했지 이를 정말 채택할 국가나 서비스 업체에 대한 협력이 미숙하였다. 기술적 완성도가 DMB에 비해 뒤처진 노키아의 DVB-H가 사업자 중심의 협력으로 인해 유럽의 표준으로 자리잡아 가는 과정은 우리 업체가 전략적으로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 지를 설명해주고 있다. 최근 토리노 동계 올림픽과 독일 월드컵을 계기로 해당 국가와 통신 서비스 업체를 대상으로 한 신 기술 표준에 대한 영업 활동은 그나마 다행이다.


제 2 인터넷 빅뱅의 시장 변화에서 제 2 CDMA 신화를 이룩하기 위해, 사업 및 기술 기획에서 기술 개발 및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기기에서 인프라 및 컨텐츠 서비스까지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끝-


출처 : LG경제연구원
http://www.lgeri.com/management/general/article.asp?grouping=01020500&SEQ=433


오래만에 LG 주간경제칼럼을 스크랩해 봅니다.
그동안... 바쁘다고... 정보를 다루는 소훌히 했다면 반성을 깊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간혹.... LG경제연구원이나 삼성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하는 동향이나, 이런 시나리오를 읽고 있으면 참 재미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들은 이런 전망들이 100%는 아니지만... 거의 60%을 욱박하는 적중률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변화를 빠른 인터넷이라는 흐름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술개발, 인프라, 컨텐츠 서비스까지 재검토하길 권하고 있습니다.

저의 짧은 생각으로는 기술과 인프라는 앞으로 더 발전하는 것이 당연하겠고.... 이제 그런 기술과 인프라는 더욱 쉽고,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앞으로는 컨텐츠 가 가장 중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머... 인터넷에서 광고를 하던 다른 어떤 수익을 만들기 위한 일련의 활동이 필요하던 사용자들은 보고, 즐기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은 더 원할테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