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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쌍두마차 체제 무너지나

포털 쌍두마차 체제 무너지나
다음 부진속 NHN 쾌속항진..시총 5배 이상 벌어져

전필수 기자 | 08/10 09:28




인터넷 포털업계의 쌍두마차 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올 2분기 나란히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NHN이 업계 최초로 분기매출 800억원을 넘어섰으며 다음도 창사 이래 처음으로 5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다음은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들의 실적을 반영한 연결재무제표상으로 분기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다.


단순히 매출부분만 놓고 본다면 양사가 모두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수익성 부분을 살펴보면 쌍두마차라는 말이 무색해진다.


NHN은 사상 최대의 매출뿐 아니라 영업이익도 300억원을 넘기며 수익성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데 반해 다음은 해외투자에 대한 부담으로 수익성 면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NHN은 올 2분기 매출 830억원에 영업이익 308억원, 경상이익 228억원, 당기순이익 146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다음은 매출 509억원에 영업이익 111억원, 경상손실 23억원, 당기순손실 53억원을 기록했다. 10개 자회사를 포함한 다음의 실적은 매출 1067억원에 영업이익 19억원이다.


◇'다음' 발목잡는 검둥개 '라이코스'


다음의 실적에 있어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미국 자회사 '라이코스'다. 몇년전 TV CF에 나온 검둥개가 트레이드 마크인 라이코스는 지난해 8월 다음이 9500만달러를 들여 인수했다.


한때 100억달러가 넘던 이 기업을 다음은 1/100 가격에 샀지만 이 회사를 인수한 이후 다음이 치르고 있는 대가는 혹독했다. 라이코스는 영업권 상각을 포함해 매 분기 95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다음에 안기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1년째 "라이코스의 부실이 다음의 최대 악재"라고 입을 모으고 있을 정도다.


해외부분이 발목을 잡으면서 국내 부분까지 영향을 받았다.


다음의 배너광고 매출은 지난 1분기 150억원에 이어 2분기 168억원을 기록했다. NHN은 이 기간 배너광고 매출이 100억원에서 146억원으로 증가했다. NHN으로서는 다음의 주력분야에서조차 턱밑까지 추격을 한 셈이다.


반면 검색광고 매출은 NHN이 1분기 329억원에서 2분기 398억원으로 늘어났지만 다음은 130억원에서 146억원으로 증가하는데 그쳤다.


삼성증권 박재석 인터넷팀장은 "다음이 NHN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는 배너광고 부분의 매출 간격이 줄고 있는데 반해 상대적 약세인 검색부분은 간격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며 "해외부분에 신경쓰다 보니 국내부분에 신경을 많이 못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NHN 시총 2조 돌파..다음 4천억 밑돌아


실적 차이만큼 양사의 주가도 희비가 극명하게 교차하고 있다. NHN은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연일 강세를 나타내며 창사 이후 처음으로 시가총액이 2조원을 넘어선데 반해 다음은 4000억원을 넘기도 버거운 상황이다.


9일 13만3200원으로 마감되며 사상최고가를 다시 경신한 NHN의 시가총액은 2조646억원이나 된다. 반면 2만5100원으로 마감한 다음의 시가총액은 3821억원으로 NHN의 1/5에도 못미치고 있다.


2003년 5월 양사의 주가와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역전된 이후 2년여만에 차이가 5배 이상 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다음측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KT로의 피인수설이 몇달간 지속되기도 했다. 다음의 주가가 1만6000원대까지 밀린 지난 5월부터는 '다음의 누구와 KT의 누가 만났다더라', '언제 발표를 한다더라'는 등의 꽤 구체적 루머가 증시에 유포되기도 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9일 이재웅 사장이 다시 한번 M&A설을 공식 부인했지만 이런 루머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확실히 턴어라운드된 실적을 보여줘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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