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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기사 이야기

검색, 블로거 시장의 도전자 첫눈

블로거, 검색 시장의 도전자 첫눈과 만나다
- 연륜있는 벤처 기업이라고 불러주세요
-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검색 서비스를 개발하는 게 목표
- 제로보드 개발자도 함께 일하고 있다


한국의 구글, 네이버를 넘어서는 검색 엔진의 대안, 최고의 검색 인력이 만든 회사 등등 첫눈(www.1noon.com)에 쏟아진 언론의 관심은 해를 넘어 계속되고 있다. 최고의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2005년 봄에 회사를 만든 지 10 개월, 첫눈은 요즘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작년 11월 말 서울에 첫눈이 오던 날 네티즌 백 여 명과 함께 번개를 한 후 두 달 만에 강남역 근방에 위치한 첫눈 본사에서 장병규 사장을 만났다.

첫눈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으면 해요



“지금은 첫눈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뜬금없이 장 사장은 이런 이야기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무슨 말이냐고 물으니 현재 공개 중인 예고편 #3가 만족할만한 수준도 아닌데 언론을 통해 자꾸 알려지니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서비스에 대해 자신감이 없는 것이냐고 묻자 좀 더 완벽한 상태에서 사용자들에게 서비스를 공급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한다.

장병규 : “지금은 첫눈이 좀 알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예고편 #3에 대해 불만족스러워서 일반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으면 한다. 올해 상반기는 기본기 쌓기에 집중할 예정이다. 검색 사업을 하면 할수록 빙산과 같다고 느끼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것은 2%도 되지 않고 해야 할 일이 엄청나게 많다. 처음에는 검색 서비스를 빨리 내놓고 빨리 피드백을 받고 싶었는데 막상 일을 해 보니 겉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그 아래의 기반 공사가 98%나 되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첫눈이라는 검색 서비스에 대해 관심을 갖는 언론이나 투자자들이 많아졌다. 일반인들도 이런 저런 소문을 듣고 찾아오기도 한다. 또한 첫눈이 구글과 경쟁할 수 있는 대안 검색 서비스가 되기를 바라기도 한다. 이런 외부의 기대에 대해 장 사장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장병규 : “좋게 봐 주시는 건 고마운 일이다. 처음 검색 사업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외부와 내부의 시선의 차이가 있었다. 네오위즈 내부에서 이 제안을 했을 때 투자자들이나 투자 분석가들은 검색 사업에 투자하는데 매우 부정적이었다. 이제는 오히려 투자를 하겠다고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고 첫눈에 대한 기대치도 커진 상황이다. 우리가 가진 것 이상으로 부풀려지는 경향이 있다. 이런 오해 때문에 인터뷰가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바깥에서 첫눈을 실제 가진 것보다 120% 정도로 봐주면 좋을 텐데… 물론 내 욕심이다.”



장병규 사장은 세이클럽, 피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코스닥 등록 기업인 ㈜네오위즈의 공동 창업자다. 공식적으로 네오위즈는 2004년 후반 검색 사업을 하겠다고 투자자들에게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장 사장은 네오위즈를 나와 새로운 회사를 만들어 검색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장 사장은 첫눈을 창업하며 벤처 투자자들에게 손을 벌리는 대신 사비를 털어 회사를 꾸리고 있다. 창업 후 이미 100억 원 이상을 검색 서비스 개발을 위해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지만 2003년 10월 기준으로 장병규 사장은 보유 주식 기준 한국 50대 젊은 부호 중 10위였다. 이해진 NHN 사장은 당시 12위였다.

블루문 : “돈이 많다고 하더라?”
장병규 : “맞다, 돈 많다.”

반 농담인 질문에 또한 반 농담으로 대답한 장 사장, 그는 공식적으로 그 동안 자신이 번 돈을 첫눈에 투자하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고 실제로 그러하다. 검색 사업이라는 것이 한 해 두 해에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구글, 야후, 네이버와 같이 검색 사업에서 돈을 벌고 있는 업체들은 5년 이상의 개발과 수천억 원의 돈을 쏟아 부었다. 좋은 검색 서비스를 만든다는 것은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장 사장은 왜 투자자를 모아서 회사를 설립하고 개발 비용을 충당하는 대신 자신의 돈을 쏟아 붓기로 한 것일까?

블루문 : “벤처 투자자를 모으는 대신 직접 투자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장병규 : “처음엔 아무도 투자를 하려고 하지 않았다. 현재도 네오위즈가 약간의 지분을 소유한 것을 빼면 다른 투자자는 없다. 검색 사업이 위험하고 부담스럽다는 이유도 있었을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 벤처 투자자들은 한 번 성공했던 사업자가 두 번째 창업할 때 잘 투자를 하려 하지 않는다. 지금은 투자하려는 분들이 있지만 안 받고 있다.”

투자를 하려는 사람이 있는데 받지 않는다?

장병규 : “투자를 거부하는 건 아니다. 나를 변화시키고 깨뜨려줄 수 있는 투자라면 받고 싶다. 돈을 위한 투자가 아니라 조언과 비판을 아끼지 않는 투자자가 있었으면 한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벤처 투자를 받게 되면 뭔가 '빨리 빨리'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어떤 사안에 대해 조급한 결정을 해야 한다. 이런 것은 막고 싶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나는 색깔이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투자에 대해 보수적인 이유는 그런 여지를 살려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결국 투자를 받지 않겠다는 소리가 아니라 돈 이상의 비전에 대해 공유할 수 있는 관계를 맺고 싶다는 의지로 이해되었다.


검색 서비스 개발의 어려움



검색 서비스는 기본이 기술력이다. 전문 경영인으로서 개발자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일정을 꾸리는데 충돌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블루문 : “개발자 출신이 아니라 개발자 그룹과 대화에 지장이 있을 듯 한데…”
장병규 : “무슨 소리냐? 난 개발자 출신이고 검색에 대해 계속 고민해 왔다. 석사 졸업 논문도 ‘텍스트 카테고리제이션’이라는 것이었다.”

맙소사… 다른 사람과 착각을 한 것이다. 장 사장은 KAIST 전산학과 출신이고 석사와 박사 과정을 이곳에서 마쳤다. 석사 논문인 ‘텍스트 카테고리제이션’은 현재 첫눈에서 고유한 기술로 내세우고 있는 ‘스노우 랭크’ 기술의 기초가 되는 것이기도 하다.

장병규 : “현재 아이디어의 출발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근데 석사 논문을 쓰면서 너무 어렵고 조사할 것이 많아서 혼이 났다. 당시엔 다시는 검색 쪽으로 눈도 안 돌리겠다고 결심했다. 근데 이러고 있다. 검색 서비스를 개발할 때 가장 곤란한 것이 결과를 실제로 보기 전에는 어떻게 나올 지 알기 힘들다는 것이다. 다른 프로그램이나 서비스는 기획 안을 보면 ‘아 이렇게 나오겠구나’ 예측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검색은 기획 안만 봐서 알 수가 없다. 결과를 봐야 비로소 알 수 있다는 것은 이 사업이 힘든 이유 중 하나다.”

이게 무슨 말일까? 예를 들어 미니홈피를 만들겠다는 기획 안을 보게 되면 그게 실제로 웹 사이트로 만들어지지 않아도 어떤 형태가 될 지 알 수 있다. 반면 검색은 실제로 사용자들이 어떤 검색어를 어떤 이유로 조회할 지 알 수 없다. 조회하는 검색어마다 결과가 다르기 때문에 실제 결과가 만족스러울 지 오류를 일으킬 지 예측하기 매우 힘들다는 의미다. 그래서 장 사장은 ‘계획은 없지만 의지는 있다’는 표현을 자주 사용했다.

블루문 : “언제쯤 만족할 수 있는 검색 서비스가 나올 것이라고 보는가?”
장병규 : “일단 올해 상반기는 서비스를 안정화시키고 곧 정식 버전을 내 놓을 생각이다. 계획은 없지만 의지는 분명하다.”
블루문 : “계획이 없다니 너무 막연한 것 아닌가?”
장병규 : “밖으로 약속할 수 있는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검색 서비스 개발이라는 것이 너무나 변수가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분명한 것은 우리에게 의지가 있다는 점이다. 언제가 될 지 알 수 없지만 곧 첫눈 정식 버전은 나올 것이라는 의지가 있다.”

다소 선문답 같은 그의 답변을 들으며 외부로 말할 수 없는 어려움에 대해 조금은 공감할 수 있었다. 과도한 기대에 대한 부담감, 약속에 대한 책임감이 그의 어깨를 누르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검색 서비스 연구/개발과 인프라



검색 서비스를 개발하려면 각종 학술 문헌이나 연구 자료, 학교나 관련 기관의 도움도 필요할 것이다. 실제로 구글의 창업자들은 스탠포드 대학 컴퓨터 과학 박사 과정에서 만나 구글을 창업했다. 이들이 스탠포드 대학과 관련 기관의 다양한 연구 자료의 도움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반면 한국에서 검색 서비스 개발에 도움이 될만한 자료를 구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블루문 : “국내에서 검색 알고리즘에 관련한 참고 논문을 찾을 수 있는가?”
장병규 : “사실 참조 논문을 거의 찾을 수 없어 외국 자료를 많이 참조했다. 검색과 관련된 직접적 도움을 주는 학문은 패턴 인식이나 인공 지능 등에 대한 것이다. 이런 연구는 국내에서 90년대 초반까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후 학문이 사장되는 분위기였고 현재는 이 연구를 하고 있는 분들이 많지 않다. 해당 연구에 대한 투자(국가 지원 자금)가 없으니 새로운 프로젝트도 없고 학과 정원 수도 줄어 들었다. 당연히 해당 분야에서 유능한 젊은이들이 나오지 않았다. 검색을 위한 인력 풀이 적은 건 이런 요인이 있다. 하지만 최근에 와서 조금씩 새로운 프로젝트가 활성화되는 분위기인 듯 하다.”

그는 91학번인데, 학번별로 잘 나가는 학번과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도 했다. 한국의 검색 서비스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그 기술력을 받쳐 줄 관련 학문이 융성해야 한다.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지원이 충분해야지 연구 인력이 모이게 되고 새로운 인재도 발굴 된다.

한국 검색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네이버가 이런 투자에 나서야지 않겠냐는 질문을 했다. 구글을 넘어선 검색 서비스가 나오려면 막대한 돈을 벌고 있는 기업이 연구와 개발을 위한 투자를 해야지 않을까?

블루문 : “많은 사람들이 네이버의 현재와 같은 검색으로는 구글을 결코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건 네이버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고 개발 인프라의 부족이 문제인 듯 하다”
장병규 : “네이버가 구글에 비해 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건 상대적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네이버 정도로 검색에 대한 연구 개발을 할 수 있는 곳은 없다. 막연히 비난할 일은 아니다. 물론 네이버 정도의 역량이면 연구 투자와 지원을 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한다. 국가 인프라의 구축에 대해 선도 업체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돈 걱정 없는 회사가 그런 일을 하지 않으면 돈 걱정하는 회사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이어서 장 사장은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에 대한 이야기를 덧붙였다,

장병규 : “빌 게이츠는 미국 정부를 상대로 외국인에 대한 미국 입국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이유가 뭐겠는가? 마이크로소프트 근무자 중 많은 사람들이 인도나 타국의 엔지니어다. 이들은 9.11 테러 이후로 출입국에 큰 불편을 겪고 있으며 차별을 당하고 있다. 만약 이런 사람들이 출입국 절차에서 자극을 받아 인도에 IBM 같은 회사를 차리면 어떻게 되겠는가? 결과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손해가 된다. 빌 게이츠가 정치적인 발언을 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자기 회사에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네이버도 이런 인프라의 변화를 위해 나서야 한다고 본다.”

국내 포탈 검색에 대한 대안으로, 구글과 같은 거대 기업에 대항할 수 있는 대안으로 첫눈을 바라보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현재 첫눈은 그런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내 포탈, 구글과 비교하여 첫눈의 우월성과 차이점은 무엇인지 물어봤다,

장병규 : “첫눈은 ‘검색하고 나가라’는 점에서는 구글과 비슷하다. 검색 결과가 보기 좋게 나와야 한다는 점에서는 네이버와 같은 입장이다. 구글은 죽어도 검색 결과에 손을 대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그렇다고 네이버처럼 사람을 동원해서 검색 결과를 수정 편집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그 중간에 대안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눈의 세 번째 예고편에 이미지 검색이 포함되었다. 이미지 검색의 결과를 네이버 포토 검색과 비교하며 포탈 데이터와 경쟁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다시피 네이버 포토는 네이버 사용자들이 올린 내부 데이터다. 반면 첫눈은 외부 데이터를 수집해서 보여 준다. 그런데 이 결과가 네이버와 비교하여 손색이 없었다. 내부적으로 올해 상반기에 이미지 검색에서 첫눈만의 특별한 무엇을 찾아보자는 논의가 시작되었다. 기존 프레임 웍에서 불가능하고, 사용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새로운 것을 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장 사장은 꽤 보수적인 개발 전략을 유지하는 것 같았다. 뭔가를 만들려면 우선 ‘뭔가가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회사 내부에서 ‘이런 것 해 보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는 걸 매우 강조했다. 지금까지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 볼만한 결과물이 없었는데 이미지 검색은 그런 것을 보여줬으며 내부적으로 이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보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검색 개발의 핵심은 사람



장 사장과 이야기를 하며 검색 서비스의 핵심은 역시 ‘사람’이 아니겠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현재 첫눈 근무자의 절반 가량이 개발자다. 네오위즈 창업 시절부터 이미 10여 년을 업계에서 보낸 장 사장의 요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블루문 : “업계에 발을 들인 지 10여 년이 되었다. 예전엔 벤처라면 라면 끓여 먹고 밤샘하며 개발하는 게 다반사였다. 과거와 비교하여 요즘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장병규 : “우리 회사에서도 두 가지 이야기를 하면 안 되는데, ‘라면 먹자’ 와 ‘밥 시켜 먹자’는 것이다. 나도 별로 안 좋아한다. 일단 나이가 들었기 때문이고 그렇게 일하는 시대는 지났다. 또한 검색 개발이라는 특성 때문에 우리는 벤처 기업이 아니라고 본다. 고급 인력이 많이 필요하고 그만한 걸 요구해도 되는 분들이다.
우리가 벤처가 아니라는 의미는 차고 벤처 혹은 호피스텔 벤처가 아니라는 의미다. 우리 회사엔 기혼자가 많은데 이런 분들과 면접을 할 때 ‘우리 회사는 벤처가 아니다’고 꼭 이야기한다. 면접까지 잘 해 놓고 집에 가서 와이프에게 벤처 회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이야기하면 도시락 싸 들고 말린다. 사실 우리 회사만큼 기본급 좋고 복리후생 많은 벤처는 없다. 기본급이 네오위즈 수준은 되고 NHN보다는 적지만 인센티브가 있으니 비등하다. 그러니 벤처라고 하기엔 좀 무리가 있지 않나?”



(그림. 야후!의 창립자들, 처음 그들도 두 평 남짓 공간에서 시작했다)


처음 회사를 만들 때보다 사람을 구하는 것이 조금은 쉬워 졌다고 한다. 첫눈이 세운 깃발(명분)에 신뢰를 보내고 그것에 공감하는 사람이 늘어났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여전히 좋은 사람을 구하는 것은 힘들다고 한다. 인력을 구하는 게 아니라 ‘인재’를 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좀 구체적인 질문을 해 봤다. 검색 서비스를 위한 디자이너를 구하는 것에 대해 물어봤다,

블루문 : “검색 디자인은 일반 웹 사이트 디자인과 차이가 있다. 웹 디자인을 한다는 사람은 넘쳐 나는데 검색 디자인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뽑기는 어렵다. 그 이유가 뭐라고 보는가?”
장병규 : “정보에 가까운 디자인인가 감각적인 디자인인가의 차이가 있는 듯 하다. 웹 사이트는 수도 없이 많고 웹 디자이너도 많다. 그러나 정보를 다루는 웹 사이트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니 정보를 다루는 웹 디자이너가 적은 건 당연하다.
이런 현상의 배경에는 포탈이 만들어 둔 구조로 인한 문제가 있다. 포탈에 콘텐트를 제공하는 회사(CP, Content Provider)는 자신만의 색깔로 정보 비지니스를 해 볼 여유가 없다. 포탈에 정보를 제공하는데 급급하기 때문이다. 포탈이 이런 구조를 만들어 뒀다, 다른 사업에 눈을 돌리지 못하도록. 첫눈은 정보 제공 업체들과 상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정보 제공 업체들이 정보 비즈니스를 잘 해야 그 속에 있는 디자이너들도 정보를 디자인하는 능력을 키우게 되고 결국 검색을 위한 인력이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 사장은 인력 풀을 일종의 생태계로 바라보았는데, '정보'로 엮인 생태계가 역동적이지 않으면 새로운 인재들이 나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국내 포탈의 검색 경쟁에 대한 질문을 했다. 특히 엠파스의 열린 검색과 관련하여 포탈들의 입장 차이와 갈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궁금했다,

장병규 : “열린 검색에 대해 논의를 하는 분들이 ‘어떤 것이 사회 발전을 위해 좋은 것인가?’라는 주제로 논의를 했으면 한다. 기회가 되면 모두 모여서 열린 토론을 했으면 좋겠다. 지금은 사회발전을 촉진시킨다는 명분과는 다른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장 사장은 이 부분에 대해 매우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는데 사업에서 어느 누구도 적이 될 수 없다는 입장 때문인 듯 했다. 구글은 몇 가지 공개 API를 인터넷에 공개하고 다른 업체들이 이것을 이용하여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첫눈도 그런 계획이 있는 지 물어봤다,

장병규 : “SOAP를 말하는 것 같다. 앞서 이야기했듯 일정을 약속할 수는 없지만 그런 일을 하겠다는 의지는 있다. 상생을 위해 그런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뭔가를 공개하고 배급하면 그것을 유지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아직 첫눈이 예고편 수준이라 마음 먹고 하진 못해도 언젠가 그런 것을 제공할 의지는 충분히 있다. 실제로 아주 세세한 부분에서 작업들은 내부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장 사장의 말 대로라면 오래지 않아 구글에서 하듯 구글 맵의 공개 API를 이용하여 자신의 웹 사이트 데이터에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 가능해 질 듯 하다. 물론 그게 언제가 될 지 ‘계획’은 없다.


개인적인 이야기들

첫눈에는 나름대로 유명한 사람들이 많다. 일단 장 사장이 그러하고 근무하는 사람들 가운데도 개발자로서 이름이 있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

블루문 : “제로보드를 개발한 분이 회사에 근무하고 있다고 들었다”
장병규 : “맞다, 닉네임 제로님이 우리 회사에 근무한다. 지금도 밖에서 열심히 프로그래밍하고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 최초로 웹 서버를 설치한 사람도 있고 이런 저런 기록을 가진 사람들이 제법 있다. 제로님은 다음 번에 인터뷰를 하는 게 어떨까 싶다. 요즘은 좀 바빠서…”



첫눈이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개별 역량이 뛰어난 인재들이 많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런 인재를 모두 모아도 백 명이 안 된다. 어쩌면 이런 것이 국내에서 세계적인 검색 서비스를 개발하기 힘든 이유일지도 모른다. 장 사장과 인재 이야기를 나누다 꽤 재미있는 답변을 들었다,

블루문 : “혹시나 하고 물어 보는 건데, 첫눈이 열심히 개발만 하다 생각대로 잘 되지 않고 망해 버리면 어떻게 되나? 본인 돈 날린 건 둘째치고 함께 일한 사람들의 미래는?”
장병규 : “내 돈 날리는 게 더 크다. 농담이다. 첫눈에서 함께 일하는 분들께 미래는 걱정 말라고 말씀 드린다. 여기서 검색 서비스를 열심히 연구하고 개발했는데 회사가 잘 못되면 네이버 같은 좋은 회사가 오시라고 요청을 할 것이다. 이것도 나름의 복리혜택이다. 물론 농담이다.”

장 사장의 개인 신상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는 몇 가지를 물어 보았다,

블루문 : “개인적인 질문이다. 서른 넷 치곤 젊어 보이는 편이다. 유부남 아닌가?”
장병규 : “맞다. 아들이 하나 있고 조만간 둘째를 볼 계획이다. 오늘 내일 하고 있다.”
블루문 : “첫째는 누구 닮았나?”
장병규 : “나 닮았다고 한다”
블루문 : “…”
장병규 : “…”

옆에서 사진을 찍어 주던 사람이 “사장님 부인이 스튜어디스 출신이래요” 라고 한다. 이번 인터뷰는 원래 2월 초에 할 계획이었는데 일주일 당겨서 한 것이 둘째 아이 출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인터뷰하고 이틀 후 둘째를 출산했다고 한다. 이번에도 아들이라고 하며 셋째를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다. 장 사장에게 아이들을 위한 검색 서비스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 물어 보았다,

블루문 : “네오위즈의 공동 창립자다. 근데 세이클럽 채팅 같은 경우 원조 교제를 위한 도구로 이용되기도 했다. 검색 서비스는 채팅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다. 특별히 어린 아이들을 위해 검색 서비스는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장병규 : “사실 세이클럽을 하며 약간 찔리는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검색은 질문한 것처럼 아이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또한 아이들이 실제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이유는 검색이 아니라 게임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첫눈이 아니라 게임 업체가 잘해야 하는 것 아닌가? 아이들에겐 검색 자체보단 재미나 커뮤니케이션이 더 중요한 것 같다.
하지만 예전에 구글에서 "I'm Lonely"라는 검색어를 입력한 사람들이 모여서 커뮤니티를 형성한 예가 있다. 이런 것처럼 검색 자체가 어떤 특별한 계층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커뮤니케이션을 모으는 역할을 할 수는 있을 것 같다.”


끝으로 이제 검색에 대한 연구나 공부 혹은 직접 검색 서비스를 개발하는 일을 해 보려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했다,

블루문 : “학문적으로, 기술적으로 검색에 대한 아무런 기반 지식이 없는 사람이 검색 관련 일을 해 보려면 무엇부터 공부해야 하는가?”
장병규 : “우리 회사에 네이버 지식in에서 계급이 신인 분이 있는데 ‘휴먼 웹 크롤러(인간 웹 수집기)’라고 부른다. 이 분을 보면 첫눈 검색에서도 찾지 못하는 것을 척척 찾아내곤 한다. 인터넷과 생활을 함께 하다 보면 어떤 통찰력이 생기는 것 같다. 이런 것은 학습이나 훈련으로 만들어지지는 않는 것 같다.
이런 통찰력이 있다면 검색 관련 일을 할 수 있다. 이 분의 경우에도 원래 검색 관련 일을 했던 분이 아니다. 정보를 찾고 나누는 것 자체를 즐겨야 한다고 본다. 그 이후에 공부하고 교육 받으면 빨리 소화가 될 듯 하다.”


검색 폐인이라도 되야 한다는 소리냐?고 물어보니 웃음으로 답했다. 검색 관련 일을 하기 위해 반드시 수학과나 컴퓨터 공학과를 나와야 하고 검색 알고리즘을 꿰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중요한 것은 정보를 검색하고 재배열하고 가치 고리를 찾는 것에서 즐거움을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즐기는 것보다 더 훌륭한 공부의 방법은 없다지 않던가.


사람과 검색

인터뷰를 끝내고 강남역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인터뷰 내용을 정리하고 있었다. 주변에는 노트북을 꺼내 놓고 뭔가를 열심히 쓰고 읽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슬쩍 둘러보니 누구는 구글에서, 누구는 네이버에서, 누구는 엠파스에서 검색을 하고 있다. 첫눈이 원하는 것은 저들이 첫눈을 열어 정보를 검색하고 그걸로 레포트를 쓰고 숙제를 하고 음악을 찾고 약속 장소가 어딘 지 알아내는 것이리라. 그러기엔 첫눈이 가야 할 길은 아직 멀고도 멀다. 개발해야 할 것도 많고 쏟아 부어야 할 돈도 필요하다. 그리고 훨씬 더 많은 시간과 여유가 필요하다.

그들이 성공할 수 있을까? 아니면 수백억 원을 공중에 날리고 그냥 사라져 버릴까. 그들은 스스로 이야기했듯 어린 벤처도 아니고 그렇다고 꿈을 먹고 사는 사람들도 아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들이 지향하는 바가 검색으로 떼 돈을 벌자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믿기지 않을 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들은 세상에 도움이 되는 검색 서비스를 개발하고자 한다. 가끔 믿기지 않는 일을 한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서 희망을 보기도 한다.
첫눈의 성공 가능성을 지금 이야기하는 건 얄팍한 추측일 뿐이다. 첫눈이 구글보다 나은 검색 서비스를 내 놓을 지 네이버보다 더 나은 걸 내 놓을 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아직 아이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나는 오늘도 네이버와 구글로 검색을 하고 있다. 첫눈을 쓰겠다는 계획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또한 의지는 있다.

* 첫눈 블로그(blog.1nooncorp.com)에서 첫눈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 '블루문'은 인터뷰어의 필명이다. IT 전문 블로거이며 웹 컨설팅 회사인 Tracezone.com 의 대표이기도 하다. www.i-guacu.com에서 '이구아수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몇일전 받은 뉴스레터 속에 눈에 띄는 기사가 하나 있었습니다.
"검색 시장의 도전자 첫눈과 만나다" 제목과 함께 한국의 구글, 네이버를 넘어서는 검색 엔진의 대안.... 으로 시작하는 그 기사에서 한편으로 소박하면서 큰 꿈을 가꾸어 나가는 사람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해 나가야 할 부분이 많을 거라는 생각도 들고....
IT 시장에 아직 개발해 나가고 내일을 볼 수 있는 비젼이 남아 있구나 하는 작은 희망도 생깁니다.

위 기사의 원문 내용은 ZDNet Korea
http://www.zdnet.co.kr/microsite/aspirin/log/0,39035016,39144407,00.htm 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