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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4 12:19 - 강학주 강팀장

개발 모르는 기획자 아이디어는 기발해? 무식해? 깐깐해?

"기발해" 와 "깐깐해"

KS는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대기업 시장개발부서의 중간관리자다.

그가 하는 일은 시장 분석과 신제품 개발이며, 그의 주특기는 아이디어 발상이다. 그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잘 낸다. 틈새시장을 뚫고 성공한 리모콘 기능의 무선전화기와 반찬냉장고는 그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제품이다.

그러나 그에게도 극복하기 힘든 장애가 있다. 바로 제품개발부의 JS가 사사건건 그의 앞을 가로막는 것이다. 이공계 출신 기술자인 JS는 "그것은 불가능하다"는 말만 반복한다. 그래서 KS의 머리에서 나오는 수많은 아이디어들은 대부분 JS의 반대와 의견 묵살로 인해 휴지통으로 사라져 버린다. 기술적 능력을 갖고 있다면 직접 만들어 보이고 싶지만 KS에게는 설계에 필요한 전문적 지식이 없다. 아는 것이라고는 마케팅 뿐이다. 그는 기회만 닿는다면 학사편입을 해서라도 전자공학이나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싶을 정도다.

한편 JS는 도무지 시장개발부서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 그들은 입만 살아서 뭐든지 번지르르한 말로 때우려고 한다. 되지도 않는 아이디어를 들고 와서 시제품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한다. 기술적으로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해도 그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공학적 전문지식이 없기 때문이다. 좋은 제품이 되기 위해서는 독보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독특한 특징을 가져야 한다. 기술도 없이 엉뚱한 아이디어로만 눈길을 끌려고 하는 것은 양식 있는 기술자로서 용납할 수 없다.

그런데도 그들은 포기하지 않는다. 특히 KS라는 작자는 유별나다. 그는 제품개발부와 상의도 하지 않고 시제품 설계를 외주로 내보내기도 하고, 또 중역에게 제품 개발부 때문에 일의 진행이 안 된다고 고자질까지 한다. KS의 그런 행위에 대해 JS는 적대감마저 느낀다. 제품 개발은 기술로 하는 것이지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 중  략 -

 ※ 기획의 99%는 컨셉이다. 중 발췌


제가 IT쪽에 발을 담그고 일에 대한 포지션을 변했지만 IT밥을 먹은지 13년이 넘어갑니다. 처음 개발자로 시작해서 지금은 서비스 전략 기획 및 컨설팅 쪽 일을 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시스템을 구축하는 시스템 프로젝트에 프로젝트관리자 업무도 수행했고, 화면설계서를 그리는 일까지 거의 대부분 인터넷 서비스를 개발하는 거의 대부분의 일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배운것이 도둑질이라고.... 이렇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다행이다 라는 생각을 할때도 있습니다. ^^ )

제가 하고 있는 업무 특성상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사람을 만나고 같이 일을하다고 보면.... 듣는 말이 있습니다.


"강팀장님은 개발을 하셔서 그런지 개발스펙을 읽을 줄아셔서 참 좋으신 것 같아요"

"개발에 대한 이해력이 있으셔서 좋겠어요. 부러워요"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은 대부분이 기획자 출신의 PM 이거나, 전략기획을 수행하시는 분들입니다. 

전 기획자 입장에서 개발을 알고 있으면 좋은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말씀하시는 분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기획자들이기 때문입니다.

기획자들은 프로젝트 중 다른 파트에 있는 분들보다 만나야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하고 모두 이해관계가 프로젝트 수행과 업무라는 것 중심으로 엮어 있기에 서로에게 예민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관계가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옳은 방법도 아닙니다. 정확히는 PM 이라는 관리자와 PL 이라는 각 파트별 리더들이 해야 할 일 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웹개발 회사가 기획자 중심의 관계 구조를 가지기 때문에 이런 관계가 되었습니다.


기획자 중심의 업무 구조는 디자이너-기획자, 퍼블러셔-기획자, 프로그래머-기획자  라는 대립관계를 만들어내곤 합니다. 

프로젝트에 문제가 발생되지 않는다면 관계에서도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프로젝트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이런 관계에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흔히 위의 책에서 발췌하는 상황이 발생됩니다.


  • 개발(디자이너, 퍼블리셔, 프로그램)쪽에서는 기획자들이 개발을 몰라서 잘못된 화면설계서를 가지고 온다고 합니다. 기술적으로 이해를 시키려고 해도 말이 안 통합니다. 
  • 기획쪽에서는 도대체 안되는 이유를 모릅니다. 다른 사이트나 시스템을 보면 잘 돌아가는 시스템인데 우리 프로젝트 개발자들은 불가능 하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것인데 개발쪽에서 너무 방어적으로 나오는 것 같습니다.


결국 저에게 하는 말들은 대부분이 이런 관계에서 오랫동안 대립(?)적인 관계선상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해 오신 분들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프로그젝트 관리 조직이 잘못된 곳에서 일을 해 왔다고 보면 더 정확한 것 같습니다.)

기획자는 자유롭게 생각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하는 아이디어, 아이템을 계속 만들어내야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저 같이 개발쪽을 알게 된다면... 새로운 것에 대한 창의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어떤 인터넷 서비스를 개발하고자 합니다. 초기 컨셉을 만들고 조금씩 컨셉을 구체화시켜 기획을 해 나갈때,
개발쪽을 알고 있기에 현재 진행하고 있는 서비스 구현이 되겠다 안되겠다 정의하고 가불을 먼저 결정해 버리게 됩니다. 먼저 기획으로 넘어가기도 전에 컨셉에서 닫혀 있는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게 됩니다.
다양한 아이디어, 아이템을 만들어야 하는 기본 조건에서 부족하게 되는 것입니다.


제 입장에서는 기획자는 개발쪽을 많이 몰라도 된다는 것입니다. 알면 알수록 개발쪽을 배려해 줄수 있는 여지는 있을지 몰라도 기획자 스스로 반드시 필요한 능력 (새로운 아이디어, 아이템 도출 능력)면에서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기획자의 아이디어, 아이템이 개발 입장에서 깐깐해... 또는 무식해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기발해가 될 가능성은 더 높을 수 있습니다. (적어도 제 경험에서는 그랬습니다. ^^ )


기획과 개발쪽의 연고리는 참 어려움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꼭 IT 쪽이 아니라, 세상의 거의 대부분의 일들이 이렇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물론 이런 관계에서도 블로그 처럼 서로 소통하고 이해할 수 있다면....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IT에서는 이런 문제점 원인은 구조화 되지 못한 프로젝트 수행 조직에 있는 것 같습니다. PM-PMO-PL-TM-MEM 관계와 R&R이 분명하다면 굉장히 많은 부분 해결 될 듯합니다.. 





제가 읽고 있는 책도 소개 드립니다.

  기획의 99%는 컨셉이다  탁정언 지음
기획의 알맹이인 컨셉의 실체를 알게 해주는 컨셉 이론서이자 당장 실전에서 컨셉을 써먹을 수 있게 하는 실전 지침서다. 저자가 20여 년간 카피라이터로 일하면서 겪은 컨셉에 대한 에피소드들이 재미있게 읽히며, 그런 가운데 컨셉의 깊이와 폭을 넓히게 된다.







  1. Sun'A 2009.05.14 12:29

    팁장님~~*^^*
    여기 날씨는 흐리고 쌀쌀한것 같아요~

    기분좋은 오후 되세요~~^^

    • Favicon of https://ebizstory.tistory.com BlogIcon 강학주 강팀장 2009.05.14 13:35 신고

      여긴 날씨가 너무 좋습니다.

      점심 먹고 들어오니깐.. 졸려서... 그냥.... 듀겠습니다. ㅎㅎㅎ

      Sun'A 님두 좋은 하루 되세요~~

  2. Favicon of http://leemix.tistory.com BlogIcon 이화영 2009.05.14 12:49

    개발자를 넘어선 기획자 = 기발자! 로군요~

    • Favicon of https://ebizstory.tistory.com BlogIcon 강학주 강팀장 2009.05.14 13:36 신고

      ^^ 오래만입니다.

      잘 지내고 계시죠? 얼마전에 찜 들어갔더니...화영씨가 보이더군요. ^^ ㅎㅎㅎ 은근히 반갑더라구요.

      전.. 기획자도 아니고... 개발자도 아니고.... 음...

      기발자~! 표현은 좋긴한데....

      에이 모르겠습니다. 하하하 무식쟁이가 뭘 알겠습니까? ^^

  3. sesong 2009.05.14 14:57

    기획자로서 윗글에 굉장히 공감합니다. ^^
    그런데 가장 중요한 건.. 결국 개개인의 의지와 열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프로세스상에서 R&R을 아무리 명확하게 정의해도, 당사자가 의지가 없고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하다면
    기획자든 개발자든 결국 빠져나갈 구멍은 만들어 내더라구요.

    • Favicon of https://ebizstory.tistory.com BlogIcon 강학주 강팀장 2009.05.14 16:49 신고

      음..... 외국 프로젝트 관리 사례를 보면 PM과 PL에 대한 연구보고서가 많이 있는데요.

      대부분이 manager의 문제로 프로젝트에 문제가 발생된다고 보고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개개인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겠죠. ^^

  4. Favicon of http://smilecap.tistory.com BlogIcon 스마일맨 2009.05.14 15:48

    여러가지 직업을 다루어 보았다는 것은 그만큼 이득이죠.
    기획을 해봤기에 개발을 할때 도움이 된다.
    개발을 해봤기에 다른 여러가지를 할때 오류나는 부분을 집중해서 확인할 수 있다 등등등...
    저도 멀티플레이거가 되고 싶어요 ^^

  5. Favicon of http://bloglish.tistory.com BlogIcon INNYS 2009.05.14 17:47

    그래도 좀 알고 기획을 해야 잘되지 않나요?.....너무 모르면 뜬구름 잡는 건 아닌가요?

  6. Favicon of http://initialw.tistory.com/ BlogIcon 케이 2009.05.15 01:20

    요즘엔 PM이라는 역할이 계속 생겨나고 퍼져가고 있는 추세죠.
    그런데 PM의 Role이 "관리자"라는 잘못된 전제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더 많은 대립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기획자 대 개발자의 신경전으로도 충분했는데 기획자 - PM - 개발자의 3단계 신경전이 되더군요.
    PM은 결정권자라거나 지시권자가 아니라 조율을 하는 사람인데요.
    프로젝트 관리의 중요성을 너무 강조하다보니 PM이 직책자처럼 되어버리는 것은 매우 경계해야 할 문제입니다.

    • Favicon of https://ebizstory.tistory.com BlogIcon 강학주 강팀장 2009.05.15 13:08 신고

      PM에 대한 인식도 많이 좋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 작은 에이전시에서는 스스로 고찰하고 PMO 조직과 6시그마 도입등 중소기업형 체제를 도입하는 곳도 많아지고 있더군요.

  7. Favicon of http://chobouser.com BlogIcon 윤상준 2009.05.16 21:52

    외계어 보다는 알기 쉬운데...
    그래도 전 아직은 많이 배워야 하나 봐요. ㅠㅠ

    추천하신 책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

    • Favicon of https://ebizstory.tistory.com BlogIcon 강학주 강팀장 2009.05.17 22:21 신고

      ^^ 위에 올려 놓은 책이 웹기획에 관련된 책은 아닙니다.

      IT쪽도 책도 아니긴 한데.. 그래도.. 읽어보면 우익한 내용들이 좀 있더라구요. ^^

      아마도... 전략이나 서비스기획, 웹마케팅 등 업무를 하시는 분이라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8. joo 2009.06.01 10:49

    안녕하세요 온라인 서비스 기획 1년차가 되가지만
    현재 나는 어떤 노력을 해야하고 어떤 위치에 있는지 고민되어 블로그의 전문가들을 검색하다가
    강팀장님 글을 만났습니다.

    너무 공감되고 좋은 글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 많이 배우겠습니다 ^^

    좋은 글 정말 감사드립니다.

    • Favicon of https://ebizstory.tistory.com BlogIcon 강학주 강팀장 2009.06.02 10:12 신고

      그렇군요. ^^

      앞으로 종종 놀러오세요... 부족한 글 질타도 많이 해 주시고.. 의견도 많이 주십시오...

      제가 부족해서 누구를 가르칠만한 자격도 없습니다. ^^

      단지 함께 공유하면 좋지 않을까 싶어 글을 간혹 올리기도 합니다. ^^

  9. Favicon of http://blog.okcj.org BlogIcon 청공비 2009.07.27 17:10

    강팀장님의 말씀이 정답입니다.
    개발을 몰라야 기발해진다..^ ^
    개발을 알면 알수록 창의력을 펼칠 마당이 좁아지죠.

    다른 곳에서는 잘 하고 있는데, 우리 개발자는 안된다고한다 라는 부분에서 눈물이 났습니다.T T
    왜 그럴까요?

    말만해,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해결해줄게 라고 말해주는 개발자는 어디에 없는 건가요?

    • Favicon of https://ebizstory.tistory.com BlogIcon 강학주 강팀장 2009.07.27 18:49 신고

      니들이 고생이 많다....

      니들이 뭘 알겠니.... 리어커 2대를 가져다가 비행기를 만들어내 달라고 하면 일주일 뚜딱 밤샘해서 F15기를 만들어내는 경험을 해 봤겠니?

      ㅎㅎㅎ 옛날에 정말 이런 농담하고 다녔는데요.

      기획자가 개발을 알면 유익한 것 같아도... 더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
      기획자가 속칭 빠꼼이 되면... 개발자 입장에서는 변명하기도 힘들어지니.. ^^

    • Favicon of http://blog.okcj.org BlogIcon 청공비 2009.07.28 09:39

      ㅋㅋ 빠꼼...오랜만에 들어보네요.
      우리나라 개발자 보고 외국 개발자 떡실신이란 내용이던가요?
      공감 많이 했었습니다.
      솔직히 대부분의 면에서는 기획자보다 개발자가 고생 많이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기획자야 아직도 그 존재의 의미가 확실히 부각되지 않은 상황이라 그런 것 같지만, 개발자는 존재의 의미는 확실하나 제대로된 대접을 못 받는 현실이지요.

    • Favicon of https://ebizstory.tistory.com BlogIcon 강학주 강팀장 2009.07.28 15:32 신고

      개발자들이 힘들긴 힘든것 같습니다.

      어제 저녁에 개발을 하고 있는 후배녀석과 간단히 소주 한잔을 하면서....

      요즘들어 더 힘들다고 하더군요...ㅡ.ㅜ

      이제 경제도 풀리고 한국 IT계도 더 발전되면 좋으련만....

    • Favicon of http://blog.okcj.org BlogIcon 청공비 2009.07.28 17:35

      특히 관급에서 하는 발주는 경우에 따라서 뼛골 빼먹는 수준이라...
      몇 년전만 해도 여기저기 IT나 SI 기업들이 많았는데, 이번 경기 침체를 계기로 많이 없어지고 나름 탄탄한 회사들만 남은 것 같습니다.
      지방은 특히나 힘든 것 같네요.

  10. Favicon of http://blog.naver.com/ball6567 BlogIcon 플래너볼 2009.08.05 10:09

    항상 글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웹 서비스 기획 초년생으로 배울점이 많습니다. 감사합니다. 제 오픈캐스트로 해당 포스트를 좀 소개해도 될까요?^^

    • Favicon of https://ebizstory.tistory.com BlogIcon 강학주 강팀장 2009.08.05 10:27 신고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네 오픈캐스트에 열려 있습니다. ^^ 언제든지 가능합니다.
      저도 많이 배워야 하는 사람입니다.

      그래도 서로 나눌 수 있고 같이 배워나갈 수 있다면 그것도 좋겠죠.~ ^^

  11. Favicon of http://citrus.textcube.com BlogIcon 씨트러스 2010.03.17 11:21

    아 힘이 납니다.
    전 개발 지식에 약해 슬펐던 초보 기획자! 하하
    그럼 창의력을 키우는데 투지를 불태워야겠군요!

    개발 지식도 없으면서 안 창의적이기까지...한 건 너무 부끄러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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