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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al 이야기

SNS 총선이 걱정되는 이유 - 과연 트위터가 선거에 도움이 될까?

전세계적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SNS가 사회, 문화, 산업 거의 대부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시점에 정치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많은 분들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웹을 중심으로 하는 활동들이 일반화 되고 정보를 SNS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 이런 장점들로 이해 많은 사람들에게 특정 이슈나 아젠더를 확산/전파 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은 다른 분야 뿐만 아니라 정치 특히 선거에 큰 매리트가 되는 것 같습니다. 

해외에서도 SNS를 통해 정치 선거에서 큰 효과를 보았다는 사례들이 소개 되면서 총선을 2개월 정도 남은 시점에서 더 큰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에 2009년 이후 몇번의 보궐 선거를 진행하면서 SNS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습니다. 

지금 여당인 새누리당(구 한나라당)이 공천기준으로 SNS 관련 지수를 만들어 반영한다며 진행하고 있고, 민주통합당에서 당 대표를 모바일 선거로 뽑는 도전 등은 이런 관심을 반영하는 듯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큰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치권에서 SNS를 국민과 소통하는 채널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작 그들은 소통보다는 선거에만 더 관심을 두고 있는 것 아닌가 걱정도 되고 무엇보다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은 SNS가 트위터(Twitter)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트위터는 정보를 빠르게 공유하고 확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도구인 것은 인정을 합니다. 반면 정치권에서 이야기하는 소통의 공간이 맞는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듭니다. 

한편으로 정치권에서 선거를 안둔 시점에 "소통"이라고 쓰고 "선거용 도구" 라고 읽고 있는 것 아닌가 큰 걱정이 됩니다. 

최근에 웹 관련 업종 관계자들을 만나 트위터 선거 에이젼시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것이 돈을 벌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을 합니다. 어떤 이들은 선거전략이라는 명분으로 컨설팅을 추천하기도 합니다.
이런 이야기들은 그냥 시장에 떠도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몇일전부터 느끼고 있습니다. 제가 의구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정말 전문 트위터 선거 에이젼시가 생기고 있을까?에서 시작했습니다.
작은 호기심에서 시작되었지만 오히려 걱정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만약 이런 에이젼시가 생긴다면... 잘못된 활동을 할 것인데... 분위기만 흐트려 놓는 것 아니야?'
처음에는 이런 걱정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들의 활동이 오히려 후보에게 정단에게 위기(악영향)으로 돌아올 것이 뻔해 보입니다. 

실제로 벌써 이런 문제점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트위터 계정을 분석하면서 선거를 대비한 계정이 대량 생성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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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무더기 계정들이 팔로잉 신청이 들어오더군요. 문제는 무더기로(100~200명 수준) 팔로잉을 하고 난뒤에 3~5일 지나고 나면 무더기 언팔이 되더군요. "이계정들 도대체 뭐야?" 분석을 해 보기 시작했는데... 분석을 하면 할수록 재미있는 공통된 특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계정을 분석하면서 이 계정들이 개인에 의해 단순하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동 프로그램을 만들어 생성되고 있다는 결론과 함께 앞으로 있을 4.11월 총선을 위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체계적으로 단계별로 전문적으로 계정을 생성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이들 계정들은 생성>양성>활동까지 크게 4단계를 거쳐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부분은 아래에서 설명을 드리기로 하고...)

의심되는 계정을 분석하면 나름대로 속이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몇가지 공통된 특징을 볼 수 있습니다.
1. 프로필 사진로 다른 이미지 이용,
2. 초기 생성단계에서는 트윗(글올리기)보다 맞팔을 중심으로 활동,
3. 계정 생성 프로그램을 이용
4. 계정명 규칙성
등 입니다.
 
이들 계정은 한 사람이 단독으로 하나씩 만든 계정이 아니라 전용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무더기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 이유는 1. 행동 패턴이 일정해 생성 과정에 단계가 있다는 점, 2. 계정명의 규칙성을 가졌다는 것, 3. Web API 연동시 문자셋 설정 오류로 한글이 깨졌다는 것(깨짐 형태를 보면 Web 에서 사용하는 문자셋 설정 오류 입니다.) 입니다.


계정 분석을 하면 4.11 총선을 위한 선거 트위터 계정 양성 단계가 있지 않을까 추측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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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대부분의 계정이 비슷한 형태를 보입니다. 각 단계별 계정을 샘플링해서 단계로 발전하는 것을 모니터링 하면서 단계에 추측이 어느정도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1단계 계정을 10개를 모니터링하다 보면 2단계로 넘어가고, 3단계로 넘어가는 계정이 발견됩니다. 단계를 넘어가는 시간은 일주일정도로 보이며, 대부분의 계정은 10일 정도의 시간이 보였습니다.(20일을 넘어가는 계정도 많았습니다.) 시간의 차이를 보이는 것은 특정 계정들이 계정이 잘못 이용되면 삭제되는 경우 또는 원활한 맞팔이 진행되지 않은 경우 때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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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가 있다고 추측 근거는 4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 1, 2단계에서는 이들 계정이 트윗(글 올림)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두번째 3단계 있는 계정들은 정치관련 이슈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본격적으로 4단계로 넘어가 정치 이야기를 한다는 것입니다.
세번째 1~3단계까지는 정치인 팔로워를 소극적으로 하고 있다가 4단계부터 선거 후보들 팔로워가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네번째 1~2단계까지는 이름은 대부분 영어로 사용하다가, 3단계 정도에서 이름을 한글로 바꾼다는 것.(계정명은 바꿀 수 없으니.. 그대로이고 한글 이름은 연상하기 좋은 단어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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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 계정들은 주로 여당인 새누리당(구 한나라당)에 많이 활동하는 것 같습니다. 모니터링 결과 간혹 민주통합당도 나오긴 했지만 조직적인 면에서는 새누리당이 거의 90% 정도로 그쪽에 몰려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들이 이런 계정으로 조직적으로 만드는 것에 대해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SNS 특성상 이렇게 조직적으로 계정을 만들더라도 그들만의 리그가 될 뿐 그들이 원하는 효과는 보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말 문제는 두분류의 사람들입니다. 

첫번째 분류는 맞팔 중심으로 하는 사용자입니다.
맞팔을 규칙적으로 하는 사람들의 타임라인(홈)에 자신들이 원하지 않는 형태의 정보로 가득 차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타임타인에 잘못된 정보가 많이 올라오게 되었을 경우 그들이 알게 모르게 사이버 피해를 입게 된다는 것이지요.

두번째 분류는 이번 총선 후보자들 입니다.
이들은 나름대로 큰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시점에서 트위터 팔로워 확보, 자신의 글을 온라인에서 확산/전파 시킬 수 있다는 것은 큰 유혹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문제는 맞팔이라는 과정은 다른 방법에 비해 쉬운 방법인데도 트위터나 SNS의 성향을 잘 모르는 입장때문에 큰 비용을 지불하는 등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에이젼시들 때문에 SNS 이용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거나 일반 사용자들에게 SNS에 대한 오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총선에서 트위터가 적어도 후보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정당에는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있는 가장 큰 이유는 3가지 입니다. 

1. 트위터는 지역을 묶기에(그룹화) 어렵다.
트위터는 한 지역에 있는 사용자들을 그룹화 하기 굉장히 어렵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역을 알수 있는 기능이 있기는 하지만 해외와 달리 국내 사용자들은 대부분 자신이 어디 지역에서 트위터를 하지는 잘 노출하지 않고 있으며, 트위터 기능도 부족한 실정입니다. 
각 후보들은 지역을 근거로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당선도 그 지역민들의 손에 있습니다. 2달 정도 밖에 안 남은 시점에서 선거운동에 큰 기여를 할려면 표를 가지고 있는 지역민들에게 자신의 트윗이 전달되어야 하는데, 트위터에서는 거의 불가능 하다고 봐야 합니다.
오히려 트위터에 집중하는 것 보다는 지역에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맞습니다. 결국 지역구를 두고 있는 총선에서 트위터에 선거운동을 한다는 것은 후보와 전혀 상관없는 지역과 전혀 상관 없는 사람들에게 떠들고 있는 격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표는 바로 자신의 지역에 있다는 것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2. 소통, 진정한 소통을 하십시오.
소통은 일방적으로 자신만 떠드는 것이 아닙니다. 소통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과정에서 시작됩니다. 트위터를 조금만 사용해 보신 분이라면... 팔로잉이 많다는 것이 얼마나 큰 어려움인지 알것입니다.  팔로잉 숫자가 많으면 타임라인에서 나오는 이야기들도 많아집니다. 문제는 그 숫자가 1만을 넘어가게 되면 도저히 감당하기 힘들정도로 어려워집니다. 
후보들의 지역에 지역민들이 1만명 밖에 되지 않습니까? 그리고 그들 중에 얼마나 트위터를 합니까? 혹시나 모든 지역민들이 트위터를 하더라도 그들과 소통하기 위한 채널로 트위터는 어렵습니다. 혹시나 지역민 중에 트위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1만명이고 그들이 모두 팔로해서 이야기를 나눈다고 해서 과연 지역민들의 전체 의견이고 여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소통이라고 자신할 수 있습니까?

3. 소신을 보여주기에는 어렵습니다.
선거기간이 짧은 만큼 단기간내에서 트위터에서 어떤 성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기간이 짧기 때문에 나는 어떤 인물이다. 나는 어떤 소신을 가지고 있다. 나의 공약은 이것이다. 라는 메세지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 할 것이가를 가장 중요하게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이에 트위터는 긴글을 적기에도 어렵고, 빠르게 움직이는 타임라인에서 자신의 소신을 충분하게 보여주기도 어렵습니다. 
차라리 트위터가 아닌 충분하게 소신을 전달할 수 있는 채널에 더 집중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수요가 없으면 공급이 없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전문 트위터 선거 에이젼시라는 것이 나오고 조직적으로 이런 계정이 생성되고 있고, 활동하고 있다는 것은 수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것은 오해에서 기인한 것 일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런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것이 더 큰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국민을 대표하는 정당이라는 곳에서 SNS를 잘못 이해해서 트위터를 가지고 공천지수를 만들어내고,
선거철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나름대로 SNS에 대해서 공부하고 전문가라고 일컫는 사람들이 선거철을 기회로 만들려고 하는 것
....

이런 환경들이 더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 또한 SNS 부작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번 선거를 지나면 대선이 있습니다. 그때 올바른 SNS 선거를 위해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때는 SNS을 통해 큰 방향을 만들어내고 국민들의 여론과 의견을 모을 수 있는 방법들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선거때 지역구를 두고 있는 후보들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제발 국민을 위한 정치인이 되어 주시길... 그리고 트위터를 잘못된 방법으로 이용할려는 생각에 스스로 역효과를 겪는 일이 없기를... 최소한 없는 돈, 필요 없는 곳에 낭비하지 않기를 바라고... 바랍니다.



덧붙임말 : 
본문에 예로 올려 놓은 몇개의 계정은 이해를 돕기 위해 몇개의 계정만 올린 것입니다. 그외에도 분석을 위한 계정은 더 많이 있으며, 분석 대상 계정은 계정 늘어나고 있습니다. ㅡ.ㅡ;; (너무 많이 생기도 있어.. 일일히 찾아다니기도 힘들군요..)


덧붙임말 : 
일전에 저도 1월달에 선거철을 대비한 SNS 선거전략 컨퍼런스를 준비한 적이 있습니다. 정말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무엇보다 선거를 앞둔 사람들에게 바른 방향을 이야기 해주자는 나름대로 소신과 확신을 가지고 준비했었습니다.
주위에서 돈 벌기 위해 한다고 비난을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믿음이 있었기에 강행을 했었는데... 
(막말로... 돈 벌기 위한 목적이였다면... 트위터 선거 에이젼시를 만드는 것이 더 빠르겠지요.)




덧붙임말 : 2012.10.04
최근 나꼼수 21화에서 SNS 아르바이트 단체가 있다는 것을 이야기 했습니다. 아직 의혹이긴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정치인들이 SNS를 단순히 선거용으로 보는 경향이 많고 이를 이용해서 돈 벌이를 하고자 하는 분들도 꽤 많다는 것입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십알단 이야기는 의혹으로 끝나길 바라고 있는데... SNS의 흐름을 꾸준히 모니터링해 온 입장에서 어떤 형태로 실체가 있을 거라는 생각도 가져 봅니다. 
분명한 것은 이런 의혹이 정치권에서 어떻게 흘러갈지는 모르겠지만, 옳바른 SNS 문화를 위해 분명 밝혀지고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