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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초 이야기

네이트, 싸이월드 해킹으로 국내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

이번 SK컴즈의 서비스인 네이트와 싸이월드 사용자 중 약 3500만 사용자 정보가 해킹 당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2008년 2월 옥션 1,081만명,2008년 9월 1,125만건, 2010년 3월 신세계 2,000만건 등 국내 대규모 개인정보 노출 해킹 사건 중 가장 큰 규모의 정보유출 해킹 사건입니다. 
(이쯤되면 이제는 정말 한나라의 국민 전체 개인정보는 다 유출되었다고 봐도... 크.... 환장할 노릇입니다.)



KISA의 ISIS(한국인터넷 진흥원 - 인터넷통계정보검색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사용자는 2010년 3700만명 정도인데... 이번 해킹규모를 본다면 거의 대부분의 국민 정보가 유출되지 않았나 걱정이 됩니다.



벌써 이번 사건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벌써 다음 아고라에서는 이번 해킹 문제의 배상에 대한 서명이 단 하루만에 12,000건이 넘었습니다. (기타 서명까지 본다면 24시간이 안돼 2만건이 훌쩍 넘고 있습니다.)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110046



뿐만 아니라 네이버카페 네해카(네이트 해킹 피해자 공식카페) 회원이 벌써 11,000여명이 넘은 상태이고 이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서명운동도 벌써 1만건이 넘은 상태 입니다.  http://cafe.naver.com/hacknate



국내 인터넷 사용자들이 이렇게 분노하는 것은 3가지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1. 국내 서비스 중 단일 서비스로 가장 많은 사용자가 사용하고 사랑했던 싸이월드라는 서비스가 해킹되었다는 점
2. 국내 최대 SNS인 싸이월드가 개인적 성격이 강하다는 특성
3. 이전 ID와 비밀번호가 주축이 되었던 옥션과 달리 주민등록번호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개인정보가 모두 유출되었다는 점 

범인을 잡아야 겠지만 인터넷 사이버 범죄의 가장 큰 위험성은 이런 정보가 한번 노출되고 나면 범인을 잡더라도 유출된 정보를 원상복구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우려가 됩니다. 2008년 옥션 해킹 사건에 대한 사용자의 분노로 피해 소송을 진행되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한편으로 네이트 해킹에 대해서도 비관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지만... 이번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사건의 진상도 밝혀져야 하지만... 먼저 다른 몇가지 이슈들도 함께 고민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강팀장 개인적으로 이번 여파에 의해 정치적, 사회적 그리고... Web 환경에도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라는 생각 됩니다.



1. 다시 떠 오르게 될 인터넷 실명제

인터넷 실명제는 2008년에 실행되었습니다.(제82조의6) 전세계적으로 없는... OECD 회원국이라고 자부하는 국가로써 IT강국이라고 하는 국가에서 전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해 본인 인증을 거쳐야하는 이상한 법을 만들어 냈습니다.
정작 이 문제는 단순한 악플, 명예회손 같은 이름으로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어 있지만 상당히 많은 부분이 정치적으로도 연관되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인터넷 실명제가 사이버 모욕죄, 인터넷 감청과 함께 사이버 통제 3대 악법으로 등록되는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이 한나라당이고 여당이 된지 몇개월도 되지 않고 진행되었던 일들이였습니다.

인터넷 실명제는 악플 근절이라는 큰 뜻이라고 포장이 되어 있지만 정작 그 실효성 보다 부작용이 더 많은 제도였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우려했던 것은 국내 Web 기업들의 해외 경쟁력 약화, 시장 형성 장애, 불필요한 인프라비용 발생 등이였습니다. 

[그림 출처 : http://news.pwc.or.kr/news/view.php?board=news&id=4375 기사 한번 꼭 읽어 보시길..]

문제는 그런 많은 것들을 포기하면서 과연 인터넷 실명제가 효과를 거뒀냐는 것입니다. 답은 아니요!! 입니다. 오히려 2차적 사이버범죄를 더 조장했다는 평가가 높습니다.
문제는 Web 환경에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처음 우려했던 경쟁력 약화, 시장축소 등에 큰 기여를 했다는 것입니다.

인터넷 실명제가 2006년부터 부각이 되기 시작해서 대선 시점과 거의 맞물려 이슈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네이트 해킹 사건이 비슷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2. 위기의 SK컴즈

SK컴즈에 대해 그 동안 많은 전문가들이 걱정과 우려, 쇄신을 주문 해 왔습니다.
네이트가 지금은 국내 3대 포털이라고 하지만 SK컴즈 자체 개발된 서비스로 3위를 한 것이 아니라 거의 대부분이 외부 서비스를 인수시켜며 그 맥을 근근히 이어왔습니다.


문제는 인수후 각 회사의 특징을 살리지 못하는 SK컴즈의 운영 및 경영 능력입니다. 
그나마 SK컴즈의 가장 큰 선택이 싸이월드였으나 이마저 SNS의 중심인 '관계'라는 컨셉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연이은 해외 진출 실패와 최근 몇몇 소셜미디어에 영향을 받고 있는 실정이 되었습니다.

그나마 소셜미디어에서 나름대로 국가적 자존심을 가지고 있었던 서비스인데.... 벌써 그 동안 미뤘던 싸이월드 탈퇴와 늦었지만 네이트 회원정보 삭제를 위해 움직이는 사용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SK가 어렵게 끌고오던 SK컴즈의 최대 위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SK컴즈가 어렵게 되면 아직 움직이고 있지 않은 많은 사용자들이 움직이게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해 봅니다. 이들은 사용자들은 그동안 자신들이 사용하던 싸이월드와 네이트온 메신저 같은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대처하기 위해 다른 서비스로 이동하는 현상이 일어나지 않을까 예측 됩니다.


3. SNS 관점과 시장의 변화

2010년을 대한민국을 뜨겁게 했던 SNS 열풍이 최근들어 조금 잠잠해졌습니다. 그 중에 눈에 띄는 서비스가 트위터와 페이스북 입니다. 연일 성장하고 있던 서비스들이 2011년으로 넘어오면서 주춤해지고 이런 현상이 네이버의 미투데이, 다음의 요즘까지 이어졌습니다. (반면 영향을 받지 않는 서비스도 있지요. 카카오톡 같은...)
최근들어 소셜미디어에 대한 사용자 성장이 주춤 해진것에 대해서 몇몇 전문가들은 2가지 원인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소셜미디어에 대한 거품론 입니다. 
1~2년 사이에 우리는 거의 맹목적으로 트위터, 페이스북을 쫒아 왔습니다. 그리고 예찬론이 연일 이어지고 해외의 성공사례를 부러워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Social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과 소셜미디어는 단순히 온라인 서비스로 봐야 한다는 분위기가 생기면서 무턱대고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서비스 가입이 필요 없다는 인식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두번째는 소셜미디어에 대한 피로감 증가 입니다.
국내에 일반 사용자들에게 소셜미디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단 몇년 사이에 국내에만 하더라도 소셜미디어는 거의 40여종에 이를 정도로 하루가 다르게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시장이 빠르게 변화와 넘쳐나는 서비스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고 이들을 접근하지 않으면 트랜드에 뒤떨어진다는 우려 때문에 계속적으로 사용해보고 익혀야 했었습니다.
그렇다보니 벌써 소셜미디어에 지치고 회의적 시각이 늘어나는 피로감 현상이 생기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그동안 묶여있던 SK컴즈의 회원들이 자신들이 사용했던 서비스를 대처하기 위한 다른 서비스로 이동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됩니다. 


하지만 초반의 국내 소셜미디어 처럼 무턱대고 서비스에 가입하는 것이 아니라 신중하게 접근할 것 입니다. 그러면서 정말 나에게 필요한 SNS를 찾고 바라보는 관점도 많이 달라질 것 같고 무엇보다 현재 주춤하고 있는 SNS 시장 변화에 계기가 되어 주었으면 합니다.
(남의 불행을 너무 좋아해서는 안되겠지만...ㅡ.ㅡ;;;)


4. IT/Web 시장의 변화

오늘 SK컴즈가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회원의 주민번호를 저장 안한다는 발표와 함께 개인정보 최소화 하겠다는 정보유출 대책 발표를 했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딱이죠.?!!)

정부의 인터넷 실명제라는 악법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대부분의 Web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의 잘못된 인식 중 하나가 최대한 회원정보를 많이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였습니다. 
이런 인식은 인터넷 초창기부터 있어 왔습니다. 고객의 정보를 최대한 확보함으로써 마케팅이든, BM 적용을 통한 수익구조 확보든... 기업에 이익을 창출 할 수 있다고 믿어 왔습니다. 그런 맹신들이 필요없는 주민번호까지 기억하는 어리석음으로 연결되었지요.

현재 대부분의 Web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인터넷 기업들은 회원가입을 유도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회원의 주민번호를 자사의 DB에 취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실명제가 있다고 해도 DB에 저장할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실 이 부분은 닭과 달걀의 논리의 오류처럼 논란이 많은 부분이기도 합니다. 고질적인 기업 내부 인식의 문제다. 실명제를 실시하면서도 이런 부분은 신경쓰지 않은 정부 문제다. 인터넷을 잘못 사용한 사용자 문제다.

과정이야 어떻게 되었든 이제라도 기업이 사용자들의 동의 없이 주민등록번호를 DB에 저장하는 것에 대한 대책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보입니다.
최소한 논의는 다시 시작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많은 서비스 회사, 개발회사, 인프라회사 들이 움직여야겠지요.  물론 국내 전체 IT/Web 시장 규모에 비해 얼마나 큰 영향을 줄 것인가에 대해서는 큰 비전은 못 그리겠지만 최소한 국내 환경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 진출을 꿈꾸고 있는 많은 Web 서비스 벤처 회사들의 개발 방법과 환경에는 큰 영향을 줄 것이라 확신합니다.



마무리

이번 사건은 어처구니 없는 사건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SK컴즈가 그동안 국내 최대 IT/Web 기업이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끝없는 노력과 수고를 해 왔다는 것은 분명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회원들의 소중한 정보 하나라도 소중하게 다루고 취급해야 함에 당연한 것인데....

이렇게 소홀하게 다루고 있었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근례에 있었던 농협 사건 등 해킹 사건이 많았던 것을 감안한다면... 최소한 이런 큰 기업들은 스스로 점검하고 준비했어야 된다고 봅니다.

그리고... 정부의 완만한 운영도 지탄을 받아야 됩니다. 2008년 이후 부터 대규모 해킹이 연일 터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기업에 대한 처리는 말그대로 솜방망이 처벌밖에 없었습니다. 
영국의 해킹사건으로 정치인들의 생명이 오고가는 것 처럼... 개인정보를 취급하고 있는 기업에게는 더 강력한 처벌과 엄중한 법을 적용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전에는 Web서비스가 단순히 사용자가 즐기기 위한 대체도구였다면 지금은 경제적 자산과 개인의 생활 즉 삶과 연결된 중요한 매체가 되었습니다. 그 만큼 정부의 책임도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번 사건을 잘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기업, 정부, 사용자까지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가, 준비할 것인가를 반드시 고민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