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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al 이야기

해군트위터 사례본 기업/공공 트위터들의 소통 방법

어제 계룡대 공군본부 정훈홍보실의 초청으로 트위터 관련 강연을 하고 왔습니다.
기업이나 공공에서 강연의뢰가 종종 들어오긴 하는데 군부대 그것도 본부에서 직접 초청을 해주셔서 발표한 경험이 없었던지라 또 다른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의뢰를 받은 뒤 군부대라는 선입견 때문인지 고민을 많이 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공공기관이나 기업과 달리 정보 보안이라는 것에 민감한 조직인지라 과연 제가 그곳에서 개방과 참여, 소통이라는 입장의 트위터가 조직에 얼마나 효율성이 있는가에 대한 고민은 제 입징에서는 당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기업들이 접근하는 방법을 가르쳐 드릴수도 없는 것이고 그렇다고 담당장교들이 모두 트위터를 하라고 할수도 없는 입장이고... 그렇다보니 트위터는 국민과의 가장 좋은 소통의 도구라는 점에서 트위터를 소개 드리는 것과 어려운 입장에 있더라도 트위터를 도입하시라는 제안을 드리는 선에서 준비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발표를 하면서 공군이라는.. 정확히 말하면 군대라는 저의 선입견이 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정체되어 있고 권위적이라고 생각했던 편견과 달리 그들은 국민과 솔직한 대화와 소통을 하고 싶어하더라는 것입니다.
트위터에 대해서 벌써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고 처음 제가 고민하던 보안에 대해서도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는 있더군요. 군대라는 편견과 트위터에 대해서 모르리라 생각했던 제 스스로 부끄럽게 느껴지더군요.

준장에서 부터 실무담당하는 사병(이등병도 한자리에 앉아서 들었습니다.)까지 경청해 주시고 호응해 주시는 모습이 밖에 있는 기업이나 공공기관보다 더 어려운 과제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지는 더 강하다는 것을 느낌을 받았습니다.

분위기가 그렇다보니 강연을 마치고 대화를 나누면서 적극적인 도움을 약속 드리고 돌아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최근에 트위터 계정을 오픈하고 천안함사건에 대해 계속 알려주고 있는 해군을 생각해 보게 되더군요.

강연 마무쯤에 "군부대 특성상 개인이나 기업트위터 처럼 나눌수 있는 정보가 한정적일수 밖에 없는 자신들의 입장에서 어떤 트윗을 올려야 하는가?" 라는 질문도 나왔기에 해군을 바라보는 제 입장은 안타까웠습니다.

먼저 위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물론 군부대가 개인트위터 처럼 활동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군부대의 입장만 내세운 트윗은 장기적 입장에서 문제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기업트위터, 공공트위터, 군트위터 이런 명칭으로 불리더라도 사용자에게 진심으로 다가갈수 있는 방법은 개인과 다르지 않습니다.

물론 트위터 사용자들은 솔직한 정보를 원하고 있으며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을 원합니다.
그중에서 제일 중요하고 원하는 것은 서로간에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인데 이런 관계는 신뢰를 기반으로 합니다.
그리고 신뢰의 시작은 대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시작됩니다.

오프라인에서 친구를 사귀는 것을 생각해 보시면 쉽게 이해할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이 만나서 서로가 공감할수 있는 대화에서 부터 서로에게 마음을 통하게 되고 비로소 신뢰의 관계를 맺을수 있죠.
만약 대화가 어긋나거나 서로 다른 이야기를 나누면 관계가 형성될수 없습니다.
대화는 처음에는 상대방이 이해할수 있는 말을 해야합니다.
그렇다면 군부대에서 국민과 공감하고 관계를 맺을수 있는 대화가 어떤것이 있을까 부터 고민해 보시면 쉽게 답을 찾을수 있을 것입니다.
 
 

기업/공공트위터라면 특히 국민들의 눈 높이를 맞춰야 하고 함께 마음을 공유할 수 있는 입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전의 대부분 기업/공공기관은 필요한 기사나 홍보물을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려만 두면 모든 할일은 다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누가 읽던가 말던가 말이죠. 단지 그렇게 올려둔 게시판에 악플만 안 올라오면 되는거죠.

그런 생각은 담당자들의 업무부담에서 기인할 것일수도 있지만 제가 보기에는 조직 문화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고 봅니다. 

해군 트위터 계정입니다. (@ROK_Navy)

해군 트위터를 보면 안타까운 이유도 이런데 있습니다. 군부대라는 특성상 정보 보안에 위배되지 않아야 하고, 함부로 글을 올릴 수 없다는 것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해군에서 올린 트윗을 보면 정말로 국민과 공감하기 위해서 트위터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번 사건이후 우리는 국민과 소통하고 있다고 내세우기 위한 것인지, 스스로 정당화를 시키기 위한 것인지 의구심이 듭니다.

천안함 함수 바로세우기를 완료하였고 현재 함수 절단면 그물망 설치작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about 7 hours ago via web

오늘(4.23.금) 백령도 해상 날씨는 파고 1m, 시정 5마일, 북동풍 10kts, 수온 5.3℃, 조류 1.3kts입니다. 고조는 00시 21분, 13시 19분이며 저조는 06시 42분, 19시 56분입니다.
about 11 hours ago via web

어제(4.22.목) 3, 4번 체인 연결 및 체인위치 조정을 완료하였습니다.
about 11 hours ago via web

어제(4.22.목) 박보람 하사의 시신이 연돌안에서 발견되었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about 11 hours ago via web

오늘(4.22.목) 오전 함수 인양을 위한 3, 4번째 체인 유도색을 체인으로 교체하는 작업 중 유도색이 절단되었습니다. 정조시간인 오늘(4.22.목) 1400시부터 유도색 연결 작업부터 다시 시작하여, 체인 연결까지 작업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2:11 PM Apr 22nd via web

해군은 천안함 희생장병 가족분들을 위해 종교활동을 지원하고 있으며 어제는 가족분들 중 불교신자 2분이 종교활동을 하셨습니다.
9:52 AM Apr 22nd via web

천안함 함미 연돌 인양을 위한 인양크레인이 어제 (21.수) 평택을 출항하여 현장으로 이동중에 있으며 오늘(22.목) 2200시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9:50 AM Apr 22nd via web

오늘(4.22.목) 98금양호 실종 선원 탐색은 어제와 동일한 해군 함정 3척을 이용하여 지속 실시할 예정입니다.
8:28 AM Apr 22nd via web

오늘(4.22.목) 백령도 해상 날씨는 파고 2m, 시정 2마일, 북동풍 20kts, 수온 5.4℃, 조류 1.2kts입니다. 고조는 11시 49분이며 저조는 04시 59분, 18시 24분입니다.
8:28 AM Apr 22nd via web

- 해군 트위터 내용 발췌 : 자세한 내용은 해군 트위터 계정을 보시면 됩니다. @ROK_Navy


대부분의 내용은 현재 사건에 대한 속보성 글이 다 입니다. 물론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고 이런 속보를 빠르게 알려주기 위함이라는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얼마나 이 트윗에 국민들이 신뢰를 가지고 읽어 볼까요? 얼마나 해군트위터와 관계를 가지고 싶어 할까요?

해군 트위터 가장 아쉬운 것은 이런 속보성도 좋지만 다른 이야기들도 올렸으면 더 좋았을 것 싶습니다.

"훌륭하게 국가 임무를 수행하다 잠드신 분들에게 명복을 빕니다. 애통하고 계시는 유족분들의 눈물을 딱아주고 싶습니다. - 유족들의 모습입니다. [사진 링크주소]"

"누군가 올려주신 천안함 時 입니다. 신금을 울리는 군요. 한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시 링크주소]"  

"보안상 모든 사진을 공개 드릴 수 없지만 언론에서 이번에 올린 천안함 사진입니다. [기사 링크주소]"

"이번에 설치된 분양소 입니다.[사진 링크주소] 유족들을 위해 응원과 위로의 멘션 부탁 드립니다."

왜 이런 글들은 못 올리는 걸까요?  정보 보안과 상관이 없는 것인데....

아니면 억측 보도 때문에 입장이 어려우면 자신들에 동조된 기사 링크라도 같이 올릴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동영상이 사진을 찍어 블로그에 올린 것을 트위터에 올린 것은 있습니다. 그런데 왠지 트위터에 올라온 트윗들은 들어가서 (팔로워해서)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트위터 배경도 추모의 분위기로 바꾸거나 근조 정도는 달아 놓고... 프로필 사진에 작은 근조 리본만 달 것이 아니라..국민들에게 추모의 리본 홍보도 같이하는 것... 이런 작은 노력은 군부대라도 충분히 시도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국민들과 관계를 맺기 위해서? 국민들의 신뢰를 쌓기 위해서? 아니면 소통하기 위해서 어떤 트윗을 하고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해군트위터를 보면서 느끼게 해 줍니다. 

기업과 다른 공공기관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공군 발표 끝에 나온 위의 질문에 마지막으로... 답변을 드렸습니다.
정 올리실 것이 없으시다면....
여기 앉아 있는 고중위님께서 점심때 식사가기전에 연병장 풀밭에서 메뚜기 사진 한장 찍어 올리세요~ 그리곤...

"저희 공군본부 앞 잔뒤맡에 메뚜기가 살고 있습니다. ^^ 이 녀석들 고향에서 보고 오래만에 봅니다. 신기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고향 추억 떠올리려 점심으로 구워 먹어봐야 겠습니다. [사진 링크주소] "

강연을 듣고 계시는 모든 분들이 웃으시더군요....